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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칼럼]

<데스크 칼럼> 김신혜씨의 재심 무죄선고를 위한 조언

'당신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거짓말을 하고 있다'
박태환 기자
승인 18-10-05 06:30 | 최종수정 18-10-07 19:54  
 


이 글은 재심을 앞둔 김신혜씨를 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려는 목적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또 제 판단은 증거를 토대로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작가적 입장에서 나름대로 사건을 정리해본 것이라는 걸 밝혀둡니다. 또 독자들이 방송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은 과감히 생략하고, 제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사건에 대해 일반인보다 휠씬 많이 알고 있습니다. 글을 시작하려고 하니 벌써 머리가 아파오네요. 오랫동안 취재해온 사건 전모가 주마등처럼 스쳐가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사건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계기는, 워낙 미스테리한 사건이라 시나리오로 써서 영화화하려고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신혜씨가 제일먼저 도움을 청한 고상만 인권운동가를 취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말하려는 요점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김신혜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입니다. ‘그러나...’가 뭐냐면, 김신혜씨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는걸 증명 하려면, 아버지를 죽이려고 계획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실토해야 합니다. 그래야 18년만에 자신에게 찾아온 재심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죄를 선고받을 수가 있을 겁니다.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한 것은, 범행 여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 아니라 수사 절차상의 문제와 강압성 때문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김신혜씨의 일관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경찰 검찰 법원이 김씨를 범인으로 자신있게 지목하고 무기징역을 언도했던 것은 유력한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살해계획서입니다. 경찰이 김신혜가 양주에 30알의 수면제를 타서 먹인후 차량으로 유인해 죽였다고 결론을 내린 것은, 다름 아닌 김신혜씨가 작성한 살해계획서의 내용을 근거로 한 겁니다  

김신혜씨는 아버지를 살해할 목적으로 살해계획서를 쓴 것이 아니라 연극을 만들 목적으로 쓴 것이라 부인하지만, 경찰은 이를 믿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도 믿지 않습니다  

경찰이 김신혜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강력한 스모킹건은 또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8개의 보험을 미리 들어놓은 겁니다. 김씨는 이에 대해 “3개의 보험은 이미 계약 해지를 했고, 5개의 보험도 가입후 2년이내 아버지가 사망을 하면 효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맞습니다. 3개의 보험은 이미 해지를 했고, 나머지 5개의 보험도 아버지가 가입후 2년이내 사망을 하면 보험 효력이 없는 무용지물입니다. 한때 보험설계사로 일하기도 했던 똑똑한 김신혜씨가 이를 모를 리 없죠. 따라서 제가 내린 결론은 김신혜씨는 보험가입 2년 전인 사건 당시에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를 죽일 목적으로 보험을 미리 들어놓은 것은 사실이다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저는 증거를 갖고 이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18년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김신혜씨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더욱 없습니다. 단지 그녀가 이제라도 실토를 하고 무죄 선고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글입니다. 만약 이 부분을 실토하지 않으면 재심판사도 살해계획서에 근거해 원심을 인정할 가능성이 놓습니다.  

그럼 김신혜씨는 왜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했던 걸까. 첫째는 보험가입으로 알 수 있듯 돈 때문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술만 취하면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입니다. 세 번째는 판결문에 성추행 때문이라고 적혀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도 자기나 여동생이 성추행 당한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구요. 동네사람들이 사형은 면하게 해주기 위해 탄원서에다 언급했고, 그걸 구실로 판사는 정상 참작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저에게 물을 것입니다. ‘김신혜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이라는 건가?’ , 이걸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취재를 해도,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누가 범인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사건당시 김신혜씨의 아버지는 엄청나게 취한 상태였습니다. 혈중알콜농도가 0.10만 되도 만취로 보고 면허를 취소시키죠. 건데 그 3배나 되는 0.303이었습니다. 또 몸속에서 많은 양의 수면제 성분(독실아민 13.02㎍/ml)이 검출되었습니다. 굳이 범인을 지목하라면, 뺑소니 교통사고가 맞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시신에 출혈과 상처가 없는 걸로 보아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인으로 판단했지만, 제가 보는 관점에선 뺑소니 외에는 달리 범인으로 지목할 용의자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이 이렇게 사고가 아닌 살인으로 사건을 혼돈한 데는 정작 김신혜씨 본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자기가 범인이라고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갔던 거죠. 외삼촌이 보기에 남동생이 범인으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사고직전 술에 취한 아버지가 할아버지 집을 찾아가 부모에게 행패를 부리는 현장에 남동생이 있었거든요. 외삼촌이 김신혜씨에게 남동생이 너희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고 하자, 끔찍히 아끼는 남동생을 대신해서 자기가 죽였다고 말한 겁니다. 정작 교통사고가 맞는데, 이 외삼촌이 사건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부디 재심판사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합니다. 재심판사는 경찰이 살해계획서를 근거로 김신혜씨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강압에 의해 조작된 증거라는 걸 눈여겨 봐주시길 당부합니다. 실제로는 김신혜씨가 살해계획서대로 살해를 한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살해계획을 미리 써둔 것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박태환 작가가 보는 사건의 재구성




 
박태환 작가가 보는 완도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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