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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칼럼]

박태환 작가가 보는 완도사건의 재구성

박태환 기자
승인 18-10-06 08:10 | 최종수정 18-10-09 13:43  
 

 

이글은 사실을 알려드려야 하는 기자 입장이 아니라 상상력을 동반한 작가적 입장에서 쓴 글임을 밝혀둡니다.


200036일 늦은 오후.

김신혜가 렌트한 소나타를 몰고 완도를 향해 가다가 처음 차를 멈춘 곳은 대전 부근의 신탄진 휴게소였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아버지는 동네 주민 두 명과 함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이었다. 김신혜는 아버지에게 고향으로 내려가는 중이라고 말했고 김씨는 조심해서 내려오고 닭죽 쑤어놨으니 집에 와서 먹으라고 말했다.  

김신혜가 완도에 도착한 때는 37일 오전 055분으로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대략 5시간 전이었다. 김신혜는 아버지에게 도착했다고 말해주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할머니 집에 전화를 걸었다.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고 있는 집으로 전화를 건 것이다. 당시 18살의 여동생이 전화를 받았다  

김신혜는 여동생에게 "금방 완도에 도착하는데 다들 뭐하냐?"고 묻자 여동생은 다들 잠 자고 있고 자신은 만화 그리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 때 여동생은 언니에게 울먹이며 말을 했다. "아빠가 술에 많이 취해 올라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싸우고 방금 내려갔다"는 것이다. 평소 아버지 김씨는 술주정이 매우 심한 사람이었는데 취하면 누구도 못 말릴 난폭한 성격이었다김신혜는 불현듯 화가 치밀어 아버지를 찾아갈 생각을 접었다. 김신혜는 차를 몰고 등대가 있는 방파제로 향했고, 바다를 쳐다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한편 아버지 김씨는 술이 취하자 어김없이 언덕 위의 아버지 집을 찾아가 한바탕 난동을 피웠다. 왜 자신이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리게 했는냐는 뿌리깊은 원한이다. 김씨는 한 쪽 다리를 저는 지체장애 3급이었다. '이노무 다리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해 신혜엄마도 떠나고, 밑에 애들 엄마도 남매를 버리고 떠났다'.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소주 댓병을 꺼내 그대로 병나발을 분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미리 준비해둔 수면제를 한 두 알씩 입 안에 털어넣고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약을 삼키면 또 수면제를 털어넣고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그동안 용기가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제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딸 신혜가 자신 명의로 여러 개의 생명보험에 들어놓은 것을 이미 보험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살해 계획 시나리오는 알지 못했고, 자신이 빨리 죽어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는 생각을 알게 됐다. 분노가 치밀기보다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다했을까 하고 측은하게 생각하던 터였다. 자신은 불구라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고, 큰딸 신혜가 객지에서 온갖 잡일을 다해가며 이복동생들을 돌보는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오던 터였다. 김씨는 2년이내 사망하면 효력이 없다는 건 알지 못했고, 다만 자살을 하면 금액이 급감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김씨는 약기운이 퍼져 몸을 가누지못하기 전에 서둘러 집을 나서 정처없이 도로를 걸어간다. 이왕 죽는 거 자식들에게 도움이나 되자 싶어서.  

현대 마르샤 승용차 한 대가 비틀비틀 걸어가는 김씨 뒤를 달려온다. 김씨는 도로변이 아닌 도로 한 가운데를 비틀대며 걸어가고 있었다. 운전자는 클락션을 울렸지만 김씨는 피해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며 김씨를 피해 지나치는 순간, 그대로 김씨가 차를 향해 뛰어든다. 운전자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이미 부닥친 뒤였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가 살펴보니 라이터가 깨질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  

운전자가 병원에 데리고 가기 위해 쓰러진 김씨를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이미 축 늘어진 뒤였다. 술과 수면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운전자는 사망할 정도의 큰 충격은 아니었는데 이상하다 싶어 귀를 대어보니 숨은 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별다른 외상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봐도 명백한 자살로 보이는 행동에 대해 화가 치민 운전자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대로 현장을 떠나버린다. 별일이 없어 경찰이 안 찾아오면 다행이고, 혹시 상해가 있어 찾아오면 대질심문을 통해 자신이 차로 친 것이 아니라 피해가는데 갑자기 뛰어들더라, 주장하면 될 것이라 판단하고  

그 시각 김신혜는 방파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멍하니 바다를 쳐다보다 그대로 잠이 들어있었다. 다섯 시간 뒤인 200037일 새벽 550. 새벽에 밭일을 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김씨를 발견했을 때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김씨는 사고 충격과 다량의 수면제 기운이 복합 작용해 숨을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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